패션 브랜드 온라인 매출, 그 구조면 무조건 망합니다
매달 300개 이상 온라인 패션 브랜드의 광고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그중 30개 업체는 전월 대비 최소 3,000만 원 이상 매출이 오릅니다.
안녕하세요, 쇼핑몰만마케팅합니다 대표 서승재입니다.




오프라인에서 잘나가다가도 온라인에서는 죽 쑤는 패션 브랜드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조직 구조'입니다.
오프라인만 해도 잘 먹고 잘 살던 시절의 성공하는 팀의 모양은 정해져있었습니다.
백화점에 유통만 잘 시키면 됐습니다.
유통의 힘이 세서 유통 채널 별로 담당자를 잘 두고, 그들의 요구 조건을 잘 맞춰주고 대응하는 게
일 잘하는 MD, 파트장의 역할이었습니다.
그것만 해도 매출은 따라왔으니까요.
고객들은 백화점 브랜드의 큐레이션을 믿고 구매했습니다.




온라인 초기에도 비슷했습니다.
네이버 구좌만 잘 잡아도 매출이 나왔습니다.
고객들이 '강한' 유통 채널 속 담당자들의 큐레이션을 믿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구매해 줬던 시절이었습니다.
무신사 초기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무신사가 큐레이션, 기획전 하면 무신사 담당자가 잘 골라서 만들었겠지, 하는 게 있었습니다.
자연스레 오랜 업력을 가진 패션 브랜드들은 내부에
네이버 담당, 백화점 담당, 무신사 담당... 이런 식으로 조직을 쪼갰습니다.
각 담당 파트장들은 유통처의 '요구사항'을 맞춰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맞춰줘야 좋은 지면을 받을 수 있고, 좋은 지면을 받아야 매출이 나왔으니까요.
그런데 이 공식이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취향이 파편화되면서 유통 채널이 많은 브랜드일수록 정체성이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백화점 담당자는 백화점 고객에게 어울리는 옷을 만들어달라고 브랜드 측에 요구합니다.
네이버 담당자는 네이버 고객들이 찾는 옷을 만들어달라고 말하기 시작했죠.
무신사 담당자는 무신사 고객에 어울리는 옷을 요구합니다.
각 유통처의 파트장들도 책임지는 매출이 있다 보니,
생산이나 디자인 파트에서도 이들의 말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하나씩 의견을 반영하다 보니 시즌이 넘어갈 때마다 점점 이도 저도 아닌 제품들이 늘어나기 시작하죠.
브랜드 고유의 디렉팅은 사라지고,
유통 채널의 입김만 남아
다 비슷비슷한 브랜드, 기본 의류만 취급하는 재미없는 브랜드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또 다른 문제도 생겼습니다.
패션 유튜버가 커지고, 고객들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널이 너무 다양해졌습니다.
고객들은 더 이상 무신사 기획전의 큐레이션을 믿지 않고,
백화점 큐레이션을 맹목적으로 믿고 구매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찾아보고 소비하는 고객들로 진화한 것이죠.
고객의 변화를 먼저 느끼고, 발 빠르게 조직을 변화시킨 대표님들은
오히려 이런 유통 채널들을 지렛대 삼아서 더 성장합니다.
반대로 변화가 코앞에 닥쳤는데도,
과거의 성공 방정식을 고집하며 채널 별 목표 매출로만 조직을 굴리려는 대표님들은 서서히 사라지겠죠.
일전에 '마인드브릿지'가 어떻게 무신사라는 유통처를 지렛대 삼아 온라인 전환에 성공했는지를 설명한 칼럼이 있으니 한번 읽어보십시오.
■ 추천 칼럼 : 마인드브릿지의 온라인 전환 성공 사례 분석


답은 '컨텐츠'입니다.
뻔한 말이 아닙니다.
고객은 더 이상 눈에 자주 보인다고 살 정도로 바보가 아닙니다.
유통처를 늘려서, 고객 접점을 늘려서 매출을 키우겠다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입니다.
내가 타겟하는 고객이 내 브랜드를 어떻게 '찾아보게 할지'를 설계해야 합니다.
힙해보이고 싶은 고객이 내 브랜드에 흥미를 가졌다가도,
내 브랜드가 갑자기 쿠팡이나 네이버에서 보인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고객의 흥미는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식어버릴 겁니다.
'아 이거 네이버 브랜드였구나'
'아 이거 쿠팡 브랜드였구나'


어떤 유통처를 통해 상품을 선보일지, 브랜드를 선보일지도 브랜드 전략의 일부입니다.
예전처럼 유통부터 쫙 깔면 무조건 되는 시절은 갔습니다.
내가 좋아하게 되고, 관심을 가지면, 꽁꽁 숨겨놔도 어떻게든 찾아서 사는 게 요즘 고객들입니다.
그러니 고객들의 관심을 식게 만드는 접점 늘리기는 이제 그만하시고,
어떻게 내 타겟고객들 사이에서 '이야깃거리'가 될지를 설계하십시오.
그 방법이 바로 '컨텐츠'입니다.
내가 만든, 내가 디자인한 옷을 어떻게 '컨텐츠화'할지도 모른다면,
현시대에 패션 브랜드를 운영할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컨텐츠화할 수 없다면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시면 안 됩니다.
컨텐츠가 없으면 이야깃거리가 안 생깁니다.
이야깃거리가 없으면 유통처를 아무리 많이 늘려도,
그냥 싸게 팔 때 사면 되는 브랜드일 뿐입니다.
혹은 '더 싼 거 나오면 그때 사지 뭐'하고 넘어가는 브랜드가 될 수도 있고요.
조직 구조 얘기로 시작했으니, 이상적인 조직 구조도 말씀드리겠습니다.
유통 채널 별 담당자, 필요 없습니다.
내 브랜드 색깔을 잘 반영해 줄 '디자인 팀', 그렇게 나온 디자인을 제대로 상품화해줄 '생산 팀',
제대로 나온 옷을 컨텐츠화 해줄 '컨텐츠 팀', 컨텐츠를 표적 고객에게 잘 뿌려줄 '퍼포먼스 팀',
고객 경험을 설계할 'CX 팀(CS+물류)'.
어떻게 브랜드를 쇄신하더라도, 유통 채널 별 담당자가 힘을 가지고 있는 한
내 브랜드는 더 이상 내 브랜드가 아니라, 유통 채널의 입맛대로 움직이는 브랜드 중 1개가 될 뿐입니다.
어떤 고객을 타겟할지를 정하시면 어떤 고객을 버려야 하는지 정의할 수 있습니다.
어디를 버려야 할지 모른다면, 대표님의 브랜드는 앞으로 쇠락의 길만 남아있을 뿐입니다.
더 성장하고 싶다면, 역설적으로 눈앞의 매출을 만들어주고 있는
유통 채널을 지키기 위한 선택들부터 안 하셔야 합니다.
대표님의 브랜드가 처음에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떠올려보십시오.
잊지 마십시오.
모두를 위한 것은 누구를 위하는 것도 아니다.
(Everybody is nobody)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패션 브랜드 온라인 매출, 그 구조면 무조건 망합니다 -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