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마케팅
브랜딩 광고..? 재벌 3세정도 되세요?
쇼만마
2025. 8. 27. 09:00
매 달 300개 이상 패션 브랜드의 광고를 책임지고 있는
'쇼핑몰만마케팅합니다' 대표 서승재입니다.
저희는 1년에 평균 400명 정도의 대표님들과 만나 뵙습니다.
(2020년 5월에 창업했습니다)
브랜드 대표님들 중 직접 디렉팅을 하시는 분들 중에서도,
미감이 특히 좋아보이는(스스로도 자신있어하는) 대표님들이 자주 하는 말입니다.
(명문 패션 스쿨 출신, 패션위크 참가 경험 등 이력도 화려하십니다)


"브랜딩부터 하려고요"
"할인이나 프로모션 없이 꾸준히 브랜드 파워부터 키워보려고 합니다"
"_____ 같은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이런 분들은 보통 강남 건물주 딸, 대형 병원장 아들, 고위공무원 자제 등 배경도 좋아서,
저도 처음에는 응원하는 마음에 그 기준에 맞춰드리는 방향으로 일을 했었습니다.
놀랍게도, 아무리 있는 집 자제여도 '하고 싶은대로' 하는 대표님들은
3시즌, 정말 길어야 4시즌을 넘기지 못하고 다 폐업하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쯤에는 항상 부모님 중 한분이 미팅을 요청하시고 물으십니다.
"이거 한 시즌 더 하면 매출이 나옵니까?"
그러면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아니요, 매출 나오려면 이렇게 해야하는데 대표님께서는 이 방향을 원치 않으십니다"
보통 이 미팅을 마지막으로, 사이트는 조용히 폐업 처리가 됩니다.
단순히 젊은 디자이너들만의 사례는 아닙니다.
왕년에 한가닥 하셨던 유명한 디자이너 분들도,
온라인으로 넘어오면서 매출 내는 구조가 달라진 걸 아예 이해를 못하신 채,
자신있게 시작했다 망하는 경우도 수두룩 하죠.

저희 쇼만마 내부에서는 비공식적인 '컨설팅 지침', 즉 불문율이 하나 있습니다.
(1) 감도 높고, 디렉터의 미감도 좋은 경우, 브랜드에 대중성을 묻히는 방향으로 컨설팅하고,
(2) 대중적인 브랜드를 지향하는 곳일수록, 한끗 다른 제품이나 컨텐츠를 뽑아낼 수 있도록 컨설팅할 것.
신기하게도 (2)의 케이스에 해당하는 대표님들은,
자신들이 미감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인지, 인정하고 그 부분을 어떻게 메꿀지를 진지하게 고민합니다.
반면 (1)의 케이스에 해당하는 대표님들은,
백이면 백 "자존심이 있지, 그렇게는 못한다"라는 반응입니다.
(2)의 대표님들은 몰라서, 못해서 못하는 것인 반면에,
(1)의 대표님들은 알아도, 안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단순 난이도로만 보면 (1)의 대표님들이 훨씬 매출을 만드는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경험, 내부 통계 상으로 보면
매출 포트폴리오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사례는 (2)의 대표님들에게서 나옵니다.
저희 회사에 들어오기 전에 '멋있어 보이는' 브랜드를 더 좋아하던 마케터들조차도,
막상 일을 하다보면 '멋 없는' 브랜드 대표님들을 더 좋아하게 됩니다.
누구나 '성과가 눈에 보이는 일'에 더 애착을 가지는 법이니까요.



마뗑킴, 대명화학에게 투자 받기 전에 어떤 브랜드인지 아시나요?
(팩트 체크 없는, 다인 대표님 인스타를 팔로잉하던 제 기억에 의존한 이야기 입니다)
당시 김다인 대표님의 남편(더뮤지엄비지터 대표)이 훨씬 더 유명한 디렉터였고,
김다인 대표는 베를린에서 배고픈 유학생 디자이너의 인상이 강했습니다.
당시 디자인은 감도가 너무 높았고, 대중의 선택을 받기는 어려웠죠.
(소수의 감도 높은 고객들의 니즈는 잘 채워줬었습니다)
실제로 대명 투자를 유치한 2020년 처음으로 대중적인 디자인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그 해 처음으로 연 50억 매출을 달성했으니, 그 전까지는 돈을 못 벌고 있었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마뗑킴만 봐도, 감도 높은 디렉터에 대중성을 묻히는 것이
매출을 만드는 공식 중 하나란 것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명한 해외 명품 브랜드들도,
패션쇼에 세우는 제품과 실제 대중들에게 판매할 제품 라인은 확실하게 구분하죠.



여기까지 글을 읽으신 (2)의 대표님들은 이제 내 부족한 미감, 감도를 채워줄 디렉터를 찾으러 가십시오.
그리고 (1)에 해당하는 대표님들 중 분명히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있으실 겁니다.
"마뗑킴은 디자인 스타일이 나랑은 달라서, 나랑 비슷한 예시를 보여주면
나도 내 색깔을 지키면서 대중성을 묻히려고 노력해볼께"
이 말도 정말 자주 나오는데 답변은 똑같습니다.
"대표님이랑 비슷하면서 대중성을 잘 묻힌 브랜드가 이미 있었다면,
대표님은 그냥 제 2의 ___ 되는건데, 그러려고 브랜드 하시는 거 아니잖아요"



요점은 이겁니다.
돈을 벌고 싶으면 제 2의 ___이 되는 걸 무서워 하지 말고,
자존심 상해하지 말고 그냥 대중적이게 되려고 노력하셔야 합니다.
대중 브랜드를 보면서, "나는 저렇게는 안해~" 하고 콧대 세우지 마시고,
"쟤네처럼 해야 돈을 버는구나, 나도 따라해봐야지" 하는 자세가 나와야 합니다.
하고 싶은 디렉팅만 하는 디렉터가 아니라,
해야할 것을 하는 '대표'가 되셔야 합니다.
"나는 돈이 아니라 브랜딩해서 Legacy를 만들고 싶은거야."
그러면 앞으로 최소 5년은 매출 타령 하지 마시고,
꾸준히 패션위크 참가하시고, 실력으로 인정 받으세요.
대표님 하고 싶은 디자인으로만, 진짜 대중성 타협없이 5년 버티시면,
제가 제 1년 연봉 드리겠습니다.
절대 못 합니다.
아무리 자신만만한, 에고에 가득찬 대표님들도
4시즌(2년) 안에 적어도 1개 이상의 상품을 무조건 타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정하십시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저희를 찾아오셨던 2천명이 넘는 대표님들도,
다 결국 '돈' 벌고 싶으니까 이 글을 지금 여기까지 읽고 계신 것 아닙니까?
'멋있게' 벌고 싶으니까 '패션'을 고르신거잖아요.
돈 못 버는 패션은 결국 무시당합니다.
패션으로 돈을 벌어야 멋있는겁니다.
그러니 고상한 척 집어치우시고,
'패션'해서 어떻게 '돈'벌지 이야기 하자구요.
하고 싶은 거 이제 그만 하시고,
해야될 거 알려드릴테니 돈 벌러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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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브랜딩 광고..? 재벌 3세정도 되세요? - 글을 마칩니다.